중앙시조대상 13회 / 유재영
|
중앙일보 중앙시조대상 제정 년도 : 1982년 |
| 중앙시조대상 |
시집을 한 권 이상 펴냈고 등단 10년 이상인 시조시인, |
| 중앙시조시인상 |
시조를 10편 이상 발표한 등단 5년 이상 10년 미만의 시조시인. |
대상 1994년
물총새에 관한 기억 / 유재영 작자 미상 옛 그림 다 자란 연잎 위를 기름종개 물고 나는 물총새를 보았다 인사동 좁은 골목이 먹물처럼 푸른 날
일곱 문 반짜리 내 유년이 잠겨 있는 그 여름 흰 똥 묻은 삐딱한 검정 말뚝 물총새 붉은 발목이 단풍처럼 고왔다
텔레비전 화면 속 녹이 슨 갈대밭에 폐수를 배경으로 실루엣만 날아간다 길없는 길을 떠돌다 되돌아온 물총새
서론 중앙시조상작에서도 시조의 향을 전혀 느낄 수 없으니 실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시집을 한 권 이상 펴냈고 등단 10년 이상인 시조시인 중에서 선별한 작품이기에 찹찹한 심정 다스릴 길 없다. 중앙일보는 개꼬리는 삼 년 아니라 백년 두어도 황모 못 된다는 것을 새삼 가르쳐 주려하는가
촌평 글자 수만 맞추면 시조가 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이외로 많다. 자수에 급급하다보면 가야 할 곳으로 가지 못 하고,우왕좌왕하다보면 흐름을 놓친다. 상기 작품도 현대시조의 참모습을(?) 유감 없이 보여 주었다. 1연 초장 작자 미상은 무엇을 말하는가? 숙제는 작자가 풀어야지 독자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1연 초장 작자 미상 / 옛 그림은 음보와 음보를 연결시키는 고리가 없으니, 현대시조의 특징인 낱말퍼즐게임 같다.
각 연 종장 마지막 음보를 푸른 날. 고왔다. 물총새로 마무리한 것은, 탄력을 받고 질주하는 자동차에 급브레이크를 잡은 것과 같다(기실 상기 작품은 탄력을 받았다 할 수 없다) 자유시로 간주해도 과연 수상작으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신인상
産室에서 / 권혁모 병원 산실 유리창 너머 꽃말을 듣고 있네. 초롱꽃 민들레꽃 한아름 받아 든 목련 전생의 이름표를 달고 꿈길 향해 달려오네.
나도 너처럼 거슬러 봄을 배고 누워도 밀어 보낸 썰물로는 다시 못 채울 그 하늘 산과 들 두 손 꼭 잡고 무지개를 바라 섰네.
단숨에 천지를 얻고 작은 영토를 만들어 그 안에 맑은 수액이, 내 안에는 얼마나 있을까? 해와 달 번갈아 안으며 소나기를 맞고 있네.
촌평
시조는 자유시와 달리 제목이 반듯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시조인지 자유시인지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하염없이 망가져 가는 시조를 그저 바라보아야 하니........... 시조시인말고 어느 누가 이것을 시조라 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