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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항공전을 시작하면서 ◇
foxmouse : 베트남전쟁에 대해서는 많은 서적과 관련 영화등이 소개되었지만, 전쟁 내면에 깔려있는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베트남 전사를 논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베트남전이라하면 흔히들 헬기를 탄 미군들이 정글속으로 날아들어가 베트콩과 싸우는 그런 장면을 연상하겠지만, 실제 베트남전의 시작은 프랑스와 월맹과의 전쟁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물론 하늘에서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세계최강의 미공군과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었던 북베트남공군 사이에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공중전이 벌어졌고, 미공군은 생각보다 강력했던 북베트남의 대공방어망으로 큰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항공전 이야기를 통해서 베트남전쟁의 이해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베트남전의 최초의 사건중 하나인 디엔비엔푸 전투를 시작으로 foxmouse의 항공전 연재를 시작하겠습니다.
디엔비엔푸(Dien bien phu) 전투
1800년대 제국주의가 창궐하던 시대에 인도차이나반도의 소국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었으며, 이에따라 많은 자원과 인력이 착취당했었다. 이 나라의 풍부한 자원은 프랑스와 같은 열강을 살찌웠을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독일에게 점령당한 프랑스가 식민지 관리를 엄두도 못내고 있을 때 같은 동양인들에 의한 아시아 해방을 주창했던 일본군이 프랑스를 몰아내고 베트남에 입성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이나라의 자원에만 관심이 있었으며, 오히려 더 식민지착취에 더 열을 올렸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2차대전이 끝나자마자 다시 프랑스군이 베트남에 입성했다. 그들은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베트남을 다시 식민지배하려 했으며, 허수아비 정부를 조직하여 친 프랑스정권을 만들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지도, 종으로 위치한 긴 나라가 베트남이다. 라오스 변방의 디엔비엔푸에서 월맹과 프랑스간의 최대 격전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에 분개하여 베트남의 독립을 위해 항불투쟁을 하던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바로 호치민이었다. 그는 공산주의자였으나 철저하게 민족을 사랑했던 민족주의자였다. 그는 베트남인에 의한 베트남의 독립과 정치를 주장했으며, 월맹(월남 독립 연맹)을 결성하여 프랑스에 대해서 조직적이고 결사적인 투쟁을 천명했다. 일본이 패망하자마자 월맹은 베트남 민주공화국을 선포하고 호치민을 초대 대통령으로 추대하였다.
중국과 소련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북부 베트남 지방을 사실상 정령한 월맹은 점차적으로 남측으로 그 세력을 넓혔다. 월맹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프랑스는 월맹의 독립국가선포를 인정하지 않고, 공산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수호를 대외명분으로 내세우며 이에 대해서 미국의 지원을 요구했다.
동구권이 차례로 공산화되는 과정과 한국전쟁을 경험한 미국은 도미노현상을 우려한 나머지 프랑스에 막대한 물자지원을 하며 공산화를 막도록 했다. 2차대전후에 남은 잔여 무기들이 속속 원조되었으며 프랑스는 이를 자국군 및 남베트남의 군대에게 보급했다. 그러나 허수아비정부의 남베트남 군대는 월맹에 대해서 애초부터 적극적으로 싸우려는 의지가 없었다.
사실상 베트남의 국민정서는 프랑스인들의 지배라는 점에대해서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호치민의 의도대로 민족주의는 월맹과 북베트남민들을 단결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베트콩들의 활동으로 남 베트남의 마을들은 낮에는 프랑스, 밤에는 월맹의 지배를 받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점점 월맹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프랑스는 군대를 동원하여 월맹을 분쇄할 계획을 세웠다. 반면 월맹 역시 힘으로 프랑스를 몰아내고자 했으며 결사적으로 저항했다. 따라서 양측의 충돌이 점점 거세졌다. 분쟁이 시작된 1945년 10월에는 제대로 무기도 갖추지 못한 월맹측이 미제 전차를 앞세운 프랑스군의공격으로 일방적인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게릴라전을 전개하며 중국과 소련의 무기 원조로 점점 제대로된 군대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월맹을 얕보았던 프랑스군은 도처에서 패배를 거듭했다. 훨씬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도 끈질기게 따라붙는 월맹군의 집요한 공격작전이 프랑스군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탱크롤 동원한 전격적인 전진으로 묵사발을 만들었는가하면 어느새 야음을 틈타 여기저기서 총을 쏘아대며 저항하는 게릴라 전술에 프랑스군은 진저리를 쳤다. 전면적인 전선이 없는 대신 게릴라식의 비정규 공격이 계속되는 베트남의 정글은 유럽의 군대에게는 점점 헤어날 수 없는 수렁과 같은 곳이 되어가고 있었다.
공수작전 시작!~ 디엔비엔푸 상공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프랑스군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곳이 바로 프랑스군의 무덤이 될 운명이었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프랑스군은 대규모 공수작전을 전개하여 일거에 월맹을 괴멸시킨다는 대규모 작전을 수립했다. 북베트남의 요지에 대규모 전력을 한꺼번에 투입하여 월맹군의 주력부대를 박살내버리면 월맹은 붕괴될 것이라는 작전이었다. 전투의 중심이 될곳은 북베트남의 전략적 요충지 디엔비엔푸로 결정이 되었다.
이곳은 하노이의 서쪽 450km의 라오스 국경 근처에 위치한 곳으로 월맹측이 라오스를 경유하여 중국으로부터 보급을 받는다는 점을 이용해, 이지점을 점령하여 보급로를 차단하고 단숨에 월맹의 숨통을 조여 버린다는 작전이었다. 1951년 11월 20일, 당시 인도차이나 파견군 사령관이었던 나바르 장군은 "전쟁은 여자와 같아서 덮칠줄 아는 사람에게 몸을 맡긴다!~"라고 말하면서 자신만만하게 작전을 시작했다.
 월맹군의 총사령관 보구엔 지압 장군, 그의 탁월한 용병술로 월맹은 디엔비엔푸에서 대승리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이후 미군을 상대로한 전쟁에서도 승리를 이끌었다.
미국의 지원으로 대규모 항공전력을 확보한 프랑스군은 대대적인 공수작전을 시작했다. 최정예 외인부대를 주축으로한 1만 6천명의 병사들이 하늘을 뒤덮을 듯한 기세로 수송기들에 몸을 싣고 디엔비엔푸로 향했다.
곧 디엔비엔푸 상공에는 엄청난 수의 낙하산이 펼쳐졌으며 지상의 월맹군은 전면적인 후퇴를 했다. 거의 무저항으로 디엔비엔푸에 낙하한 프랑스군은 월맹군이 겁에 질려 후퇴한 것이라 믿고 미리부터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들은 디엔비엔푸를 요새화 하기로 결정하고 약 반경 3km정도의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창고, 활주로를 확보해 건설하기 시작했다.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은 각종 화포들과 전차가 공수되었다. 그러나 월맹군의 사령관이었던 보구엔 지압은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디엔비엔푸의 주변지역에 야음을 틈타 병사들을 집결시켰다. 프랑스는 디엔비엔푸에 미국의 원조로 얻어낸 F8F 베어캣등을 비롯한 70여대의 항공기로 주간에 순찰비행을 하도록 했는데 주간에는 월맹군이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월맹군의 반격은 없는 것 같다고 믿고 있었고 이정도의 항공기로 주위의 월맹군은 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월맹군은 그들이 생각했던 그런 물렁한 군대가 아니었다. 그들은 달도 없는 어두운 밤에 이른바 호치민 루트라 불리웠던 중국과 라오스를 경유하는 정글속의 작은 오솔길을 통해서 자전거, 소, 말등에 탄약과 식량을 지고 날랐고 심지어는 병사들이 직접 포탄을 머리에 이고 날랐으며, 대포를 끌었다. 점차로 디엔비엔푸의 주위에 속속 월맹군들이 진을 치기 시작했다. 보구엔지압 장군은 병력이 절대적으로 우세해 질때까지는 공격을 하지 말도록 전군에 지시했으며, 따라서 프랑스군은 계속 조용한 태풍전야속에 승리가 눈앞에 있다는 헛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필사의 탈출, 점점 포위망이 좁혀들어오는 디엔비엔푸에서 부상병들이 수송기를 타고 탈출하고 있다. 그나마 활주로가 월맹군에게 떨어지면서 이 마지막 탈출로마저 없어지게 된다.
총 병력이 5만여명에 이르는 절대우위가 확실해지자 월맹군은 곧 전면적인 공세작전에 나섰다. 디엔비엔푸의 전역이 전장으로 돌변했으며 양측의 격렬한 포격으로 정글은 성한 나무 한그루 없는 황무지로 변해갔다.
사방에서 돌격해오는 월맹군과 방어하는 프랑스군과의 전투가 벌어졌다. 이 기습에 프랑스군은 매우 당황하여 우왕좌왕하다가 외인부대를 주축으로 강력하게 반격작전에 나섰으나, 결국 속속 방어진지들이 무너졌다.
실제 프랑스의 강력한 화력으로 사상자는 월맹측이 2배이상 많았으나 쓰러져가는 전우의 시체를 뛰어넘어 돌진해오는 월맹군의 투지에 프랑스군은 혀를 내둘렀다. 완전 포위된 상태로 점점 포위망이 좁혀들어오자, 물자가 부족하여 하늘을 통한 물자 및 병력의 공수작전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스탈린그라드에 포위된 독일군을 연상시키는 꼴이되어 버렸다. 속속 방어진지들이 월맹의 손에 떨어지는 가운데, 결국 월맹군은 활주로마저 점령해 버렸고, 이로서 공중으로부터의 보급마저 끊어져 버렸다. 지옥으로 변해버린 디엔비엔푸의 황무지에 고립된 프랑스군은 최후의 희망조차 없는채 죽음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결국 1953년 5월 7일 프랑스군 지휘관이 항복을 결정했으며, 이로서 프랑스는 치욕스럽게도 아시아인들에게 굴복하여 아시아의 식민시대를 마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공산주의의 확산을 우려한 미국의 개입을 불러오는 결과를 유발하게 되었으니 세계최강의 군대인 미군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군대인 월맹군과의 길고도 참혹했던 베트남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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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
01. 불타는 하늘 / 디엔비엔푸 전투
베트남 하늘의 공중전. 
02. 불타는 하늘 / 통킹만 사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