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따스한 볕을 님 계신데 비추고저
겨울날 따스한 볕을 님 계신데 비추고저 봄미나리 살찐 맛을 님에게 드리고저 님이야 무엇이 없으랴마는 내 못다어 하노라
김천택(金天澤) 자는 백함(伯涵), 호는 남파(南坡). 벼슬은 숙종때 포교(捕校)를 지냈다. 조선조 영조 때의 가인(歌人)으로, 노가재(老歌齎) 김수장과 가까이 사귀면서, 평민 출신으로 이루어진 경정산 가단(敬亭山歌壇)에서 많은 후진을 길러 내었다. 영조 4년(1728)에 우리 나라 최초의 시가집 '청구영언(靑丘永言)'을 편찬하여 시조의 정리와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해동가요'에 그의 시조 57수가 실려 오늘에 남아 있다.
감 상 추운 겨울날 양지쪽에 비치는 따스한 햇볕을, 사랑하는 님이 계시는 곳에 비추어 주고싶다. 또 살찐 봄 미나리의 싱싱하고 산뜻한 맛을 사랑하는 님에게 맛보여 주고 싶다. 모든 것이 넉넉한 님에게야 없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마는 잊을 수 없는 님이라 그저 이런 것들이나마 정성을 담아 보내 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것이 희귀하고 좋은 것일 수록 더욱 주고 싶은 생각이 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어찌할 수 없는 심정인가 보다.
바로 그것이 사랑의 생리인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사랑은 주는 것이냐 받는 것이냐'고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물음으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딴은, 신은 만유(萬有)를 위하여 베풀기만 한다. 그러니까 사람이 신에 가까워지려거든, 즉 신성한 인격의 소유자가 되려거든 널리 베풀 줄을 알아야 한다. 받을 것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하니, 오로지 주기를 좋아하는 사랑은 인간이 신의 경지를 실천하는 그런 행위임이 분명하다.
이 시기의 시조에 나오는 '님'은 애인 또는 임금을 가리킬 때도 있고, 그 둘을 모두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이 시조에서는 '님'과 '임금', 모두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욱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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