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김주석)-비평 의뢰
죄란게 그렇단다
빤히 아는 몸짓처럼,
죄란게 이렇단다
애매한 눈짓처럼.
낼이면 들킬 거짓을
잊고마는 육언(肉言)들.
- <동양문학> 1990. 6.
검정삿갓
詩중에 왕이요. 꽃 중에 꽃인 시조를 詩의 시녀로 전략하게 시킨 사람이 바로 현대시조 창시자인 가람 이병기외 그 추종 세력인 시조시인이다. 상기 작품도 행갈이를 하였기에 아무 곳에나 던져 놓았다면 평자나 독자는 詩로 알게 만들었다.
죄란게와 처럼이란 말이 초장과 중장에 등장한다. 자유시라면 동의어 진입이 무한정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허용되지만 시조의 터는 넉넉하지 못하기에 동의어가 않을 자리는 없다. 제목과 본문이 따로 노는 형국이니, 만약 제목을 가린다면 더욱 몰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고시조는 제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불명확한 것은 없다. 제목이 길이라면 본문은 길과 관계되는 것을 동원했어야 옳았다. 길을 의인화한다든지 수사법상 비유로 치장하고 제목을 생략해도 독자가 한 눈에 길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여야 했다. 상기 작품은 길이란 제목을 명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길에 대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종장은 화룡점정이다 종장 2구 잊고마는 육언(肉言)들은 낱말퍼즐게임 같다. 종장 4음보는 ....들 이란 것으로 여운을 남겨서는 안 된다. 자유시와 시조가 틀리는 이유 중 하나가 시조는 끝머리를 종결짓는 것이다.
시조라 할 수 없는 시답잖은 글로 독자를 내쫓을 바에야 차라리 필을 꺾어 버리는 것이 시조를 위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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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 동종 
바람(風)-김주석 비평 의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