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다 저문 날에 지저귀는 참새들아 조고마한 몸이 반가지도 족하거든 하물며 크나큰 수풀을 새워 무엇하리요 <감 상> 해질 무렵이 되면 참새떼가 숲에 모여 들어 시끄럽게 짹짹거리며 야단법석들이다. 시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아니 매일같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것은 참새들이 자기가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악착같이 아귀다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참새가 만일 제 분수를 안다면, 그 조그만 몸뚱이가 반가지도 분수에 넘칠 터인데, 그 크나큰 숲(덤불로 된 데도 있다)을 저마다 다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신스럽구나! 딱하기도 하여라. 그러나 웃을 것 없다. 부귀공명에 혈안이 되고, 입신출세에 눈이 어둡고, 사리사욕에 날뛰는 인간이 없지 않으니, 그들 또한 저 참새들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랴. 그래서 옛사람은 안분지족을 군자의 덕목으로 삼았던 것이다.

시조 한마당에서 선정한 시조

ㆍ작성자 주의식 ㆍ작성일 2005/08/31 (수) 18:34

ㆍ조회: 3645     주소 퍼가기

해 다 저문 날에 지저귀는 참새들아 해 다 저문 날에 지저귀는 참새들아 조고마한 몸이 반가지도 족하거든 하물며 크나큰 수풀을 새워 무엇하리요 <감 상> 해질 무렵이 되면 참새떼가 숲에 모여 들어 시끄럽게 짹짹거리며 야단법석들이다. 시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아니 매일같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것은 참새들이 자기가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악착같이 아귀다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참새가 만일 제 분수를 안다면, 그 조그만 몸뚱이가 반가지도 분수에 넘칠 터인데, 그 크나큰 숲(덤불로 된 데도 있다)을 저마다 다 차지하려고 아귀다툼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신스럽구나! 딱하기도 하여라. 그러나 웃을 것 없다. 부귀공명에 혈안이 되고, 입신출세에 눈이 어둡고, 사리사욕에 날뛰는 인간이 없지 않으니, 그들 또한 저 참새들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랴. 그래서 옛사람은 안분지족을 군자의 덕목으로 삼았던 것이다.

0

7000

댓글 작성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십시오.

환욕에 취한 분네 앞길 생각하소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추천	파일	링크
	38	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니 [1]+1	박인로	2005/10/01	7766	0
	37	나무도 병이드니 정자라도 쉴이 없다 [1]	정철	2005/10/01	3501	0
	36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5]+1	정철	2005/10/01	4260	0
	35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남구만	2005/10/01	19591	0
	34	가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1]	이직	2005/10/01	4283	0
	33	간밤에 불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유응부	2005/08/31	3586	0
	32	환욕에 취한 분네 앞길 생각하소	김수장	2005/08/31	2799	0
	31	해 다 저문 날에 지저귀는 참새들아	주의식	2005/08/31	3645	0
	30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양사언	2005/08/31	17781	0
	29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마라	김천댁	2005/08/31	4576	0
	28	일순천리 한다 백송골아 자랑 마라	김영	2005/08/31	2921	0
	27	소금 수레 메었으니 천리마인 줄 제 뉘 알며	정춘신	2005/08/31	3095	0
	26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턴고	원천석	2005/08/31	5300	0
	25	기러기 우는 밤에 내 홀로 잠이 없어	康江月	2005/08/05	3527	0
	24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월산대군	2005/08/05	4737	0
	23	오동에 듣는 빗발 무심히 듣건마는	김상용	2005/08/03	3640	0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