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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지붕 위에
눈 덮인 지붕 위에 -이계윤- 눈 덮인 지붕 위에 한숨만 쌓여있고
이계윤: 선생님 지난번 '바람을 닮았을까"는 퇴고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01/11-07:59]-
一石"오래 붙들고 있는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고려의 문호 이규보 말에 동감하기에, 퇴고를 강요하는 것은 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詩는 아무런 제한이 없기에 쓰기 쉽습니다. 허나. 시조는 내외적으로 정해진 틀이 있어, 기와집은 고사하고라도 초가집을 지으려 해도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닙니다. 시조는 시에 비해 장인정신이 필요합니다. 심혈을 기우려 제작한 도자기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단 한순간에 깨트려버리는 도공의 장인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저도, 도공의 장인정신을 배우고자 하였으나, 수양이 덜된 탓인지 미치지 못합니다만, 반듯이 배우고 말겠습니다. 좁쌀 백 바퀴 구르는 것 보다, 호박 한 바퀴 구르는 것이 낫다 하지 않습니까? 다작보다, 단 한 수라도 명작이 보배입니다. 무릇 세상일이 그렇듯, 강요한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조도 이와 같아 강요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영혼이 협조 없이는, 시조가 아니라 시도 쓸 수 없다 생각합니다. 영혼이란 체험일 수도 있으며, 진주조개의 연약한 살에 난 상처라 생각합니다. 너무 강요하지 마십시오. 시상이란 솜털과 같아 잡으려하면 잡히지 않습니다. 솜털이 손바닥에 살포시 내려앉을 때, 그때를 놓치지 말고 잡기 바랍니다. 상기 작품은 짜임새가 없습니다. 마치 그물과 같아 시조라는 물을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제가 명확하여야 하고, 논리적으로 "A는 B이다" 이어야 합니다. "A는 B이다" 라는 것은, A를 A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B를 빌려 A를 말하는 것입니다. 즉 시조는 비유로 시작해서 비유로 끝나야 합니다. 비유를 잘못 사용하게 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너무 강요하지 마십시오. 시상이란 솜털과 같아 잡으려하면 잡히지 않습니다. 솜털이 손바닥에 살포시 내려앉을 때, 그때를 놓치지 말고 잡기 바랍니다. -[01/11]-
이계윤: 선생님의 말씀대로 느긋한 걸음으로 공부를 하겠습니다. 마침내 이룰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01/11-21:20]-
一石시조는 녹녹하지 않습니다. 야물기가 차돌보다 야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습니다. 시조를 짓기 위해서는, 시조가 무엇인지 반듯이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시조가 무엇인가" 묻지 마십시오. 굳이 시조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고시조를 정독하십시오.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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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부 |
 예산 수덕여관을 보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