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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버림 받아도 싸다 / 김원
최근 박구하 시인이, 서울신문에 올린 글을 이 난에 전재한 " 국제 도서전에 주빈국으로서 왜 시조를 빼나"를 읽고 동감하는 바 있어 나의 소견을 적는다. 유달리 자연을 받들고 노래를 사랑한 우리겨레의 가슴 속에서 자생하여 오랜 시간 동안 자라고 깊은 뿌리를 내린 우리만의 고유 형식으로 된 시조가 한 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가로서 많은 국민들이 짓고 암송하여 유달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삶을 이어온 우리 겨래의 가슴 속에 막되지않는 삶의 품격과 향기를 지켜왔으며 초중고등학교의 교과서에도 많은 시조를 실어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민족혼을 일깨우고 우리의 우수한 정신문화유산으로 계승발전시키기위하여 시조를 가르쳐왔다. 그러나 작금에 이르러 시조는 어떻게 취급받고 있는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판이 바뀔 때마다 실은 편 수가 줄어들더니 이제는 겨우 한 두편으로 명맥을 유지하고있으며 이대로 나가다가는 서양에서 들어온 자유시에 밀려 세계에서 유일한 형식의 우리 문화유산인 시조는 머지않아 교과서에서 사라지고 우리 시조는 박물관에나 보관될 유물이 될 것이다. 오늘 날 우리 시조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요인이 있겠으나 그 주된 요인이 시조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시조의 안에 있으니 자업자득의 결과로서 시조가 버림 받아도 싸다는 생각이 든다. 시조를 짓는 사람들이 시조의 계승발전을 위해 소홀한데 누가 나서서 그 일을 대신해 주겠는가. 첫째. 시조로 등단한 시인이 천명을 넘는다고하나 그 중에 시조를 제대로 쓰는 시조계의 어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이병기, 이은상, 김상옥, 정완영선생등 이나라 시조의 맥을 이어 온 큰 산맥을 이을 어른이 없으니 시조 안을 어우르고 밖에 힘을 발휘할 구심점을 잃어 정부의 교육. 문화정책에 시조를 반영시킬 수가 없다. 스스로 그 맥을 이을 어른이라 칭하는 사람은 많으나 어른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둘째. 시조의 현대화란 미명아래 자유시와의 차별성, 우월성인 고유 형식을 스스로 파괴하여 시조만의 변별성을 상실한 것이다. 특히 각종 일간 신문의 신춘문예와 전문지의 등단심사를 맡은 자들이 공인되지 못한 자신의 시험적 시론과 형식에 합당한 시조를 당선작으로 뽑거나 작품 대신 이름을 보고 뽑아 시조를 배우려는 젊은 사람들에게 시조를 오도하가거나 불신을 준 경우다. 시조에 담을 수 없는 내용을 그릇을 깨트려 담은 경우로써 일반 독자들에게 시조와 자유시를 헷갈리게 하여 시조의 품위를 손상시킨 것이다. 셋째. 각 시조전문지와 문학지 시조란에 실리는 작품해설과 평이 너무 주관적이거나 통속적이어서 객관성과 전문성의 결여다. 이는 시조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평하는 전문가의 부재에서 비록된 것이기는 하지만 소설적 작품해설과 결혼주례사같은 작품평을 부끄럼없이 써 내는 후안무치의 자기사람 띄우기가 시조를 망치고 시조를 대중으로부터 버림받게 한다. 넷째. 대부분의 신문들이 신춘문예란 이름으로 시조를 뽑아 등단 시키지만 중앙일보를 제외하곤 벌리는 잔칫상에 시조란 과일접시 하나 더 진설하고는 잊어버린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신춘문예에서 시조를 빼고 시조시인들이 자기 신문의 독자되기를 포기하는 편이 낫다. 시조는 여타 문학장르의 둘러리가 아니라 우리 겨레의 혼이 담긴 우리문학의 중심이다. 언론이 우리 시조를 외면하는 한 시조는 발전 계승될 수 없다하겠다. 다섯째. 시조의 외국어 번역작업이 국가정책으로 입안되어 국가의 주요 문화사업의 하나로 활발하게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한다. 가장 우리의 것이 가장 세계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말과 같이 이 지구상에서 자연과 사람의 심성이 가장 잘 어우러진 창조적인시조를 세계인들이 접할 수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우리 시조의 우수성에 세계인들이 공감할 때 노벨문학상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린다고 본다. 나는 우리시조가 언젠가는 반드시 노벨문학상을 받을 날이 올 것이란 것을 믿는다. 그만큼 시조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학형식이기 때문이다. 여섯째. 근래에 와서 많은 시조전문지들이 생겨나고 문학지들도 시조를 비중있게 싣고 있어 시조의 저변학대에 기여하고 있는데 바람직한 것은 시조의 발전을 위해서는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되 밖으로는 서로 단합하여 시조의 힘을 한데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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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교과서 시조의 수난과 우리의 대응 / 월간문학 |
 신춘문예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 민병기 |
